주한 佛대사관에 전단붙인 무슬림 “협박·테러 아녔다”호소

입력 2021-04-30 17:34 수정 2021-04-30 17:38
국민일보DB

‘무슬림을 모욕하지 말라’는 내용의 전단을 주한 프랑스대사관 벽에 붙인 이슬람교도 2명에 검찰 측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들은 당시 행위에 대해 “협박이나 테러를 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승원) 심리로 열린 결심 재판에서 검찰은 외국사절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A씨(26)와 키르기스스탄 국적 B씨(26)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일 오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 담벼락에 A4용지 크기의 협박 전단 4장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전단 일부가 훼손된 상태였기에 검찰은 압수됐던 전단 4장에 대해서만 공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후 이들이 대사관과 인근 오피스텔 건물에 전단 8장을 붙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피고인들은 재판부에 “프랑스대사관 직원들에게 죄송하다. 용서를 구한다”고 밝히며 선처를 구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대사관 외벽에 전단을 붙인 이유는 프랑스 국가원수인 마크롱 대통령에게 항의하기 위한 것이지 외교사절인 대사관 관계자들을 협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사진을 보면 피고인들이 전단을 붙일 때 행인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고 있고 차량이 주변을 주행하고 있다”며 “이게 과연 테러리스트들의 행위나 누군가를 협박하려는 행위가 이뤄지는 상황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에 대한 선고 재판은 다음 달 12일 열린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