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날까’ 문 열어둔 80대 치매노인을…상습성폭행 50대

입력 2021-04-30 16:53
국민일보DB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80대 여성이 홀로 집에 있는 틈을 타 지속적으로 주거 침입해 유사강간한 혐의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 2일 50대 남성 A씨를 유사강간,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지적장애인인 A씨는 지난달 27일 금천구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에 두 차례 침입해 80대 여성을 유사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 결과 두 차례 주거 침입했을 때 외에도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집 근처 CCTV를 확인해 보니 A씨는 범행 전 일주일 동안 수차례 피해 여성의 집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 기간 범행 여부는 CCTV 영상 보존 기간 만료 등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가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횟수가 여러 차례인 점 등에 미뤄 범행이 의도적이라고 보고 29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피해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돼 피해 관련 진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초반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이후 “1~2차례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아들은 CBS노컷뉴스에 “(어머니가) 치매 검사를 받은 적은 없지만, 2년여 전부터 치매 증세를 보였다”며 “어머니 혼자 문을 열 수 없을뿐더러, 집에서 발생한 화재가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경험이 있어 그 이후로 집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에 대한 신변 보호 조치를 하고 검찰에 피해자 생계비 지원을 신청했다. 금천구 치매안심센터는 피해자를 센터에 등록하고 치매 선별검사를 해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