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로 코끝을…” 고문당한 미얀마 소년의 충격 증언

입력 2021-04-30 13:44
고문받은 소년의 얼굴(왼쪽), 시위에 참여한 소년의 모습(오른쪽). CNN 뉴스 캡쳐

미얀마에서 군부의 유혈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부에게 체포돼 수용소에서 고문을 당하다 돌아온 19세 소년의 증언이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된 한 소년이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공개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19세 소년은 군사 구금 수용소에서 3일간의 시간을 보내며 당한 끔찍한 고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소년은 지난 9일 오토바이를 타고 양곤 시내로 돌아오던 길 군인들의 검문을 받았다. 소년의 핸드폰에서 시위에 참여한 그의 모습이 발견됐고, 소년은 그렇게 수용소에 끌려갔다. AAP 통신에 따르면 이날은 시위대를 향한 가장 잔혹한 진압이 벌어진 날로, 마을에서 80명 이상이 군부에 의해 사망했다.

수용소에서 이 소년은 두 손이 묶인 채 케이블, 총구, 유리병 등을 사용해 상습적으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소년은 “사령관은 내 손을 뒤로 묶고 내 귀와 코끝, 목, 목구멍 등을 가위로 잘라냈다”며 “유리병으로 머리를 치고 총구를 겨누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CNN 뉴스 캡쳐

이 뿐만이 아니었다. 소년은 “그들은 나를 케이블 선으로 때렸고, 심지어 두 개의 케이블 선을 땋아서 더 크게 만든 것으로 구타했다”며 “채찍질뿐만 아니라 무릎 꿇은 채로 주먹과 발길질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너무 고통스러웠고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3일 밤낮을 고문당하다 돌아온 이 소년은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걷지 못하며, 혼자 단추 하나 채우기 어려워하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고문으로 내가 죽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밥을 먹을 수조차 없었다”면서 “하지만 억지로라도 먹고살려고 했다. 내가 이곳에서 살아 나가야만 다시 시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혐회(AAPP)에 따르면 군사정권이 정권을 잡은 이후 수많은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포함한 최소 7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 4500여 명 이상이 구금되어 있으며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