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일부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 논란에 대해 “민주주의 하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입장에서는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로 항의하는 행위 역시 소통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당내 쇄신 목소리를 위축시킨다는 조응천 의원 등 일부 의원의 지적에 대한 반론이 이어지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박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소통”이라며 “대화 방법 중 하나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당원들이 의원과 소통할 구조가 보장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당원이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굉장히 인격 모독적이거나 또 너무 심한 욕설이라거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제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 의원의 이런 입장은 문자폭탄 공격이 당내 다양한 의견 분출을 위축시킨다며 그 위험성을 강조해 온 조 의원의 비판과는 상반된다. 조 의원은 지난 2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문(친문재인) 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한 방식으로 문자폭탄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저도 항의성 문자나 전화 정말 많이 받는다”며 “작년에는 전화기가 꺼질 정도로 하루에 몇만 통씩 문자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자폭탄의 발신자가 특정 의원을 공격하려는 특정 당원으로 한정돼 있는 게 아니라 사안에 따라 다양한 당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얘기다.
문자폭탄을 둘러싼 논쟁은 민주당 당대표 후보 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KBS 라디오에 나란히 출연한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는 문자폭탄을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놨다. 홍 후보는 “당내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강성이냐 아니냐 이런 구별보다는 당내 소통을 강화해서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우 후보 역시 “문자폭탄은 의견이기 때문에 의견을 받으면 되는 일”이라며 “표현은 자제하고, 자기 의견 표출은 자유롭게 하면 된다”고 했다.
반면 송 후보는 “상대방을 좀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이 집단적으로 하는 행위는 당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