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가 갔다, 제보는…” 실종 의대생 父의 두 번째 글

입력 2021-04-30 10:38 수정 2021-04-30 16:51
A씨 블로그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된 의대생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려 “아직 특별한 소식은 없다”며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A씨는 29일 ‘실종 5일째입니다’라는 글에서 “많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어제 전단지를 붙이고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인근 아파트에 거의 다 붙일 수 있었다”면서 “처음에 800장을 준비했다가 계속 추가해서 1200장정도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어제 이후로 많은 제보가 들어왔고 지금도 비 오는 밤 1시에서 멀리서 오신 분이 계셔서 형사분과 같이 현장에서 제보를 듣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멀리서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오셔서 시간을 할애하신다는 게 믿기 어렵다”며 “이번에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쉽게도 말씀드릴만한 특별한 사항은 하나도 없다”면서 “이렇게 하루가 또 갔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린다. 노력하고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5일에도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실종 경위와 수색 상황 등을 전했다. 그는 “오전만 해도 어디선가 술에 깨서 올 줄 알았는데 밤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면서 “마음이 다급해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한강에 CCTV가 없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적었다.

또 “희망에 찬 22살 아들이 꼭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건지, 결과가 나올 때까진 버텨보겠지만 나도 계속 살아야 할 인생인지 모르겠다. 아직 희망이 있을까?”라며 “혹시 한강에 놀러 오신 분, 특히 그 시간에 보셨다면 알려 달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아들 B씨는 토요일인 지난 24일 오후 11시쯤 친구를 만난다며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B씨는 실제로 친구 C씨를 만나 술을 마셨고, 25일 오전 1시30분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20여분 뒤에는 술에 취해 춤추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C씨는 오전 3시30분 자신의 부모와 통화에서 B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잠들었다가 1시간 뒤 일어나 귀가했다. 혼자 귀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은 오전 4시30분 반포나들목 CCTV에 찍혔으나, B씨의 모습은 없었다. A씨 부부는 오전 5시30분쯤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B씨의 휴대전화는 C씨가 가지고 있었고, 없어진 C씨의 휴대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다 전원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B씨를 찾기 위해 주변 CCTV를 분석하고, 한강경찰대와 함께 수상 수색도 벌이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