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 번째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2승을 수확하지 못했지만 “타자에게 적응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했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가진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7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실점을 최소화했고, 삼진도 4개를 잡아내다. 스프링캠프부터 정규리그 초반까지 시달렸던 허리 부상에서 벗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여러 차례 위기에 놓였지만 3회초 2사 1루 때 J.T 리얼무토에게 허용한 적시타만 허용했다. 김광현은 “리얼무토가 내 공을 잘 치는 것 같다.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맞았다”며 “상대 타자들을 더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리얼무토는 이날 김광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쳤다.
김광현은 “필라델피아와 첫 대결에서 부진해 타자별로 어떤 공에 강한지를 공부했다. 생각처럼 제구가 되지 않아 어려웠지만,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며 “타자들이 나에게 적응하는 것보다, 내가 타자들에게 적응하는 것 같다. 타자가 어떤 공을 노리는지, 어떤 공에 강한지를 알아가면서 더 발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리얼무토를 제외하면 김광현에게 점수를 빼앗은 필라델피아 타자는 없었다. 김광현은 “앞선 경기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볼이 많았지만 위기를 잘 넘겨 1실점으로 막았다”고 했다.
김광현은 0-1로 뒤처진 5회말 2사 1·2루 때 타석에서 맷 카펜터와 교체됐다. 카펜터는 우월 3점 홈런을 쳐 역전에 성공했다. 그 순간 김광현의 무패 행진이 이어졌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로 입단해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 시즌 1승을 포함해 4승 무패 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김광현은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친 카펜터에 대해 “맞자마자 홈런인 줄 알았다. 상대 우익수가 포기하지 않았지만, 홈런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2점을 빼앗겨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10회말 1사 1·3루에서 필라델피아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헤일의 폭투로 홈을 빼앗아 4대 3으로 승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