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조원 몰린 SKIET 청약…1주도 못 받는 경우 속출할 듯

입력 2021-04-29 17:40 수정 2021-04-29 17:44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사상 최대 증거금인 81조원 가량을 끌어모으며 국내 ‘기업공개(IPO) 신화’를 새로 썼다. 다만 ‘역대급’ 청약 흥행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때와 달리 최소증거금을 여러 증권사 계좌에 넣어도 ‘0주’를 받는 투자자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8~29일 진행된 SKIET 일반 청약 증거금은 80조9017억원, 통합 경쟁률은 288.17대1을 기록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 증거금 최고 기록인 64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총 청약 건수는 474만4557건에 달한다.

일반 청약 물량의 50%가 균등 배정 방식이 적용되고,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IPO ‘대어(大魚)’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주관사·인수회사 5곳 중 4곳에서 청약 건수가 균등 배정 물량을 넘어선 탓에 최소 증거금(52만5000원)을 넣어도 1주도 못 받는 투자자가 속출할 전망이다.

공모주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의 균등 배정 물량은 124만1384주인데, 청약 건수는 142만9352건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서도 균등 배정 물량보다 청약 건수가 많다. 이럴 경우 균등 배정 물량은 모두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된다. SK증권에서만 청약 건수(32만3911건)는 균등 배정 물량(38만1964주)보다 적어서 최소 증거금을 넣었다면 1주는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SKIET 직원에게 배정된 우리사주에서 실권주가 일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IET 우리사주 물량은 427만8000주인데,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218명으로 1인당 1만9623주 정도가 돌아간다. 이에 SKIET 직원이 우리사주를 받으려면 약 21억원의 대규모 증거금이 필요해 실권주가 나온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우리사주 실권주에 따라 잔여 주식이 발생하면 공모 주식의 5%까지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다만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권주를 일반 투자자와 기관 중 누구에게 배정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갈 경우 균등 배정 물량에 추가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