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한 올림픽 태극전사들 “이제 두렵지 않다”

입력 2021-04-29 17:38 수정 2021-04-29 17:45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이대훈(왼쪽)이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100명은 이날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할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적게 보고된 부작용과 짧은 1~2차 접종 간격을 고려해 모두 화이자 백신을 투여했고, 접종 직후 이상 증세를 호소한 선수는 없었다.

태권도, 유도, 역도, 탁구, 산악, 여자 배구 국가대표 선수·지도자 100명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일제히 백신을 접종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이들은 대한체육회에서 제공된 버스를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고, 접종 이후 15분간 이상 반응을 점검하기 위해 대기했다.

다음달 초까지 접종하는 국가대표는 모두 598명이다. 30일 155명, 5월 3일 100명, 5월 4일 243명이 차례로 백신을 맞게 된다.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은 1~2차 사이에 3주로 권고돼 있다. 5월 안에 접종이 완료될 수 있다.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2개월여 앞두고 접종이 완료되는 셈이다.

여자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은 백신 접종에 대한 주변의 우려로 불안했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많이 걱정했지만 독감 주사를 맞은 느낌이다. 2차 접종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출국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여자 배구대표팀은 다음달 25일부터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출전한다. 출국 예정일은 다음달 21일이다.

백신 접종에서 3개월도 남지 않은 올림픽을 실감한 선수도 있었다. 종주국 한국 태권도의 간판인 이대훈은 “백신을 맞고 올림픽이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아 접종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불안감이 조금 사라졌다”고 안도했다.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국가대표들이지만 백신을 접종한 뒤에는 휴식이 권고돼 있다. 올림픽 탁구 메달권 주자인 이상수는 이 휴식기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이상수는 “겁이 나기도 했지만, 막상 백신을 맞으니 괜찮다”며 “최근 피곤하고 심신이 지쳤다. 2∼3일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어 휴식으로 재충전해 다음주부터 폭발적으로 훈련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