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회복에 방점을 두며 기존의 ‘제로금리’와 채권매입 정책을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장기화된 돈 풀기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 우려에 대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긴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3월 15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전격 인하한 후 이를 1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또 경기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때까지 매달 1200억 달러(약 132조7700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기로 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 진단을 내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백신 접종 확대와 강력한 정책 지원 속에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가 강화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도 개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넘기겠지만, 이는 기저효과와 병목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스스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물가가 급락하면서 생긴 착시효과와 전 세계적 경기 회복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원자재·부품 등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병목현상 탓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은 자산매입 축소 등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조만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신호가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빠르고 과열·거품 양상까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일부 자산 가격이 높고 자본시장에도 다소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이 올여름 또는 초가을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해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긴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