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미투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정봉주 소회 글

입력 2021-04-29 17:28 수정 2021-04-29 17:29
뉴시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무고 혐의에 대한 최종 무죄를 선고받고 “전 세계 유명인사 중 거짓 미투 누명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쓴 ‘거짓말 미투 누명, 무죄 판결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저에게 미투 누명을 씌우려고 했지만 그들의 거짓은 저의 진실을 이기지 못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무죄를 받긴 했으나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살아남기 위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MB에게 짓밟혀 감옥에 갇히고 정치권에서 밀려난 지 10년, 거짓말 미투의 함정에 빠진 4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의 현실에 절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의 숨은 뜻을 믿는다.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찾기 위해 다시 세상으로 나가겠다.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들 보고 계십니까. 정봉주 아직 죽지 않았다”며 “그간 겪었던 고통을 발판 삼아 반드시 필요한 곳에 서 있겠다. 다시 받은 인생 세상을 비추는 데 헌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MB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 고난의 시작은 MB의 탄압이었다. 그 속에서 1년간 감옥살이할 때 심장이 찢어지지 않은 날이 없었고 교도소 방 벽은 통곡의 벽이었다”며 “하지만 진실은 가릴 수 없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MB가 다스의 실소유주라며 징역 17년을 선고했고 그는 감옥에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죄인은 제가 아니라 MB였다. 그런데 저를 죄인이라 규정했던 검찰도 법원도 아무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저를 사면하지 않았던 MB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MB 사면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그로 인해 10년 세월을 잃어버렸던 제게 MB는 먼저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잃어버린 14년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 무죄를 받은 것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흘려버린 지난 시절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으로 더욱 절실하고 철저하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재차 밝혔다.

앞서 정 전 의원은 2018년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을 무고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이 그해 3월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고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 기사는 가짜뉴스, 새빨간 거짓말,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전면 부인했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 기자들을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프레시안 측도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1심은 “A씨 진술만으로는 성추행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지인들 진술도 전해 들은 것일 뿐 독자적인 증거 가치가 없다”며 “(정 전 의원의) 기자회견은 급속히 퍼져나가는 보도를 반박할 목적이었고 이는 성추행 보도에 대한 반론권 행사 내지는 자기방어적 성격이 짙다”며 정 전 의원의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정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고소를 할 당시 본인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