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영재고 학생, 이제 의대·약대 진학하면 ‘불이익’

입력 2021-04-29 16:33
지난 1월 과학고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 등 ‘의대 6관왕’한 신재문씨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공계열의 인재 양성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기과학고등학교에서 의대에 진학한 출연자의 섭외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들이 의·약학계열로 진학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명문화하고 지원자들에게 서약을 받는다. 의·약학계열 대학에 진학하면 학교생활기록부 창의체험활동을 공란으로 처리하는 등의 조처를 포함한다.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 8개 영재학교는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 2022학년도 입학전형 모집 요강에 반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약에는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는 대학 진학 상담, 진학 지도를 일절 하지 않고 일반고 등으로 전출을 권고한다고 명시돼있다.

또 대학입학 전형을 위한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연구 활동 등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기재하지 않고 창의적 체험활동 등 일부 항목은 공란 처리한다. 이는 수시모집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약학계열 진학 희망 학생에게는 정규 수업 이외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 이용이 제한되며, 영재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투입된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도 반납해야 한다.

영재학교에 응시하려는 학생과 보호자는 이와 같은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만 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영재학교들이 의·약학계열 진학 희망자를 입학 단계부터 거르기로 한 것은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 설립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영재학교는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서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조처로 영재학교 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8월 한국교육개발원(KEDI)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재학 중인 영재학교 졸업생 3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3%(65명)가 의학 계열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제재 방안이 반영된 입학전형 모집 요강은 2022학년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