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1분기 100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폰 최초로 5G를 탑재한 아이폰12 시리즈가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한 덕분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독점이 5G에서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1분기(애플 회계기준 2분기) 매출 895억8400만 달러(약 99조34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나 매출이 늘었다.
1등 공신은 아이폰12다. 아이폰의 1분기 매출은 479억3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9억6200만 달러보다 65% 이상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한 비중은 53.5%로 절반을 넘겼다. 그동안 교체를 미뤄왔던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5G를 채택한 아이폰12로 대거 옮겨왔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분쟁도 애플에 변수가 되지 못했다. 애플의 1분기 중국 매출은 177억2800만 달러로 1년 전 94억5500만 달러보다 87% 이상 늘었다. 5G를 일찍 도입한 중국 시장에서도 상당수의 사용자들이 아이폰으로 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아이폰12가 가장 인기 있는 폰”이라며 “하지만 프로 모델의 판매도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단 아이폰12 미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이폰12 미니는 아이폰12 판매량에서 5% 미만으로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이 가져가는 수익이 67%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17%, 나머지 업체가 13%였다.
휴대전화 판매대수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1대를 팔 때마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막대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마진이 적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에도 열을 올리는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을 독점하며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1분기 실적은 5G 시대에서도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애플은 아이패드, 맥 등 다른 기기와 서비스 부문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애플TV, 앱스토어 등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 매출은 16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성장했다.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아이맥, 맥북 등 애플의 PC라인을 통칭하는 맥은 91억200억 달러,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78억700억 달러로 각각 70.1%와 78.9% 매출이 증가했다.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카 마에스트리는 “재택근무 전환 추세가 실적에 도움이 됐다”면서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결합한 혼합(하이브리드) 근무 체제가 정착하더라도 애플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