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진석 추기경 조문…“큰 기둥 잃어. 청빈의 삶 좋은 선물”

입력 2021-04-29 15:49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29일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 사회의 큰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 청빈의 삶에 좋은 선물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 드린다”며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10분쯤 정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대성당을 찾았다. 장례위원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따라 문 대통령 내외는 정 추기경이 안치된 대성당 성전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정 추기경 옆에 서서 성호를 그은 뒤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기도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후 서울대교구 관계자로부터 정 추기경의 사진이 담긴 기도문을 전달받은 뒤 염 추기경의 기도에 따라 추도 의식을 진행했다. 기도문에는 ‘정진석 추기경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겨 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내외는 기도를 한 뒤 염 추기경과 주교관 별관으로 이동해 환담을 나놨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병문안을 자주하지 못했지만 정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 추기경에 대해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내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있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디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다. 김 여사의 세례명은 ‘골룸바’(교회의 비둘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빈소에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현재까지 약 1만명이 조문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 추기경은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