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중전화박스, ‘전기이륜차 공유배터리 스테이션’ 된다

입력 2021-04-29 16:25

추억 속 유물이 된 공중전화박스가 ‘전기이륜차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으로 재탄생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이현석 KT 충남·충북광역본부장, 김동식 KT링커스 대표이사는 29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달 등에 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이륜차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이 높고 소음 공해를 유발한다.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배기량 50㏄ 이상의 내연기관 이륜차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CO) 79.19㎏, 질소산화물(NOx) 1.08㎏,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1.88㎏ 등이다.

1600㏄ 미만의 소형 승용차와 비교해보면 일산화탄소는 22.2배, 질소산화물 4.2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무려 91.4배 많다.

발생하는 소음은 지하철(80데시벨)이나 열차(100데시벨)보다 높고, 전투기(120데시벨)보다는 작은 105데시벨이다.

이에 비해 전기이륜차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소음이 ‘0’일 뿐 아니라 유지비도 적게 들지만, 배터리 완충에 4~5시간이 걸리고 주행거리는 40~50㎞에 불과해 라이더들로부터 외면받는 실정이다.

도와 각 기관은 충남 생활공간 곳곳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전기이륜차의 보급·이용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은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 배터리와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한 전기이륜차에 공유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충전 방식이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기이륜차를 등록하고 배터리 교체 시 휴대전화만 인식하면 된다.

각 기관은 도내 실외 공중전화박스 900곳 중 시·군별로 1곳 이상씩 총 20곳을 선발, 올해 안으로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내년에 추진되는 2단계 사업을 통해 80기를 추가로 설치한다. 설치된 스테이션 100기 중 50기에는 ‘미세먼지 신호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2023년 진행되는 3단계 사업에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CCTV·무인민원발급 기능까지 더한다.

지난해 말까지 충남에 신고된 내연기관 이륜차의 수는 13만6965대다. 이를 모두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면 연 평균 일산화탄소 1만417t, 질소산화물 142t, 휘발성유기화합물 1562t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양승조 지사는 “긴 완충시간과 짧은 주행거리라는 단점이 보완되면 전기이륜차 보급과 이용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소음이 대폭 줄어 쾌적한 생활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