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잠수함 침몰 사고로 숨진 한 선원의 아들이 사고 이틀 전 아빠의 출근길을 가로막는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트리뷴뉴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낭갈라함 희생자 중 한 명인 이맘 아디(29) 중위의 두 살배기 아들 아즈카가 출근하려는 아빠를 붙잡고 나가지 말라고 막아서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아빠가 방을 나가려 하자 2살 아들은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 앞을 지키고 서 있는다. 한 손으로는 문고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빠를 다시 안으로 밀어 넣느라 아이는 분주하다.
아이는 아빠의 몸을 밀면서 “안돼”라고 떼를 쓰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실랑이가 계속된다. 아빠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듯 웃음을 보인다. 이에 아이는 오히려 울음을 터뜨리며 급기야 방문을 닫아 아빠를 방안에 밀어 넣는다.
이후 아즈카의 엄마는 “아빠 출근하면 안 돼?”라고 물으며 아이를 달래보지만 아이는 시무룩해 한다.
이날 실랑이를 끝으로 아디 중위는 아들과 영영 작별하게 됐다.
아디 중위의 아버지는 트리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자(아즈카)의 행동에 놀랐다”고 밝혔다. 아이의 모습이 평소와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출근할 때는) 아빠가 ‘안녕’이라고 인사하면 아이는 아빠를 얌전히 보내주곤 했는데, 그날은 유독 떼를 많이 써서 (아디 중위가) 방문을 닫고 나와서야 출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침몰한 잠수함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25분쯤 발리섬 북부 해역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가 나흘 만인 25일 해저 838m 지점에서 세 동강이 난 채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수심 800m에서 사람이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함장과 승조원 등 해당 잠수원에 탑승한 인원 53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한 당국은 사고의 원인으로 인적 요인보다는 내부파(internal wave)로 침몰했을 가능성을 밝혔다.
한편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유족들은 시신 수습만이라도 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