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와 별도로 인천 쓰레기만 처리할 용도의 영흥도 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에코랜드 예정 부지인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의1 일대 89만486㎡ 땅을 민간법인으로부터 617억원에 매입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토지 매입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입지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시행하는 등 인천 자체 매립지 조성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립지 조성 사업에 반대하는 영흥도 주민단체, 안산시·시흥시 등 인접 지역과의 협의도 내달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업비가 1193억원인 에코랜드는 2025년 12월 준공 예정으로,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묻는 현재 직매립 방식과는 달리 지역 내 소각장에서 처리된 생활폐기물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지하 30∼40m 깊이에 묻게 된다.
상부에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오염물질과 주변 지역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하루 평균 매립량은 161㎥, 총 매립 용량은 234만㎥로 4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인천 자체 매립지 사업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가 1992년 개장 이후 30년 가까이 서울·경기 쓰레기를 함께 처리하는 탓에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지역 개발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매립지 사용 중단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서울·경기·환경부는 그러나 2015년 인천시와 체결한 ‘매립지 4자 협의체’ 합의 부속 조항을 근거로, 2025년 이후에도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당시 부속 조항에는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사용 종료 때까지도 후속 대체 매립지를 못 구하면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만㎡)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경기·환경부는 후속 대체 매립지를 찾기 위해 지난 1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매립지 유치 희망 지역을 공모했지만, 신청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이들 기관은 조만간 대체 매립지 재공모에 나설 예정이지만 인천시는 1차 공모 때와 마찬가지로 공모 주관기관으로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인천시는 인천까지 공모 주관기관으로 참여했는데 2차 공모에서도 매립지 유치 신청 지역이 없으면 다른 기관들이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려 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니 현 매립지를 추가 사용하자”고 요구할 빌미를 줄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아울러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각 지역 쓰레기를 각자 처리하는 것이 환경정의에도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대체 매립지보다는 자체 매립지 조성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오흥석 인천시 교통환경조정관은 “자체 매립지 조성을 위한 사업 부지가 확보됨으로써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영흥도 발전계획 수립에도 온 힘을 쏟아 주민 수용성을 바탕으로 ‘환경특별시 인천’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천시 영흥도 안산·시흥 반발 자체매립지 순항할까
입력 2021-04-29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