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서울시민들…청년 절반 월세, 중장년 1/3 노후 막막

입력 2021-04-29 11:29 수정 2021-04-29 11:43

서울시 전체 가구의 3분의 1은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1인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청년들은 절반 가량이 월세로 살고 있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의 3분의 1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노인가구의 빈곤율은 1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민의 생활실태와 복지 이용현황, 복지수요, 복지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시내 4000여 가구(94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복지실태조사는 2년마다 실시된다.

서울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인 가구가 25.8%, 3인 가구는 20.6%, 4인 가구 19.2%였다. 1~2인 가구가 60%에 육박한다. 전체 1인 가구 중 청년가구가 41.2%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중장년 가구(16.2%), 노인가구(22.6%) 순이었다.

혼자 생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 학교와의 거리 때문(48.6%),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 때문(31.3%), 개인적 편의와 자유를 위해(10.2%) 순이었다. 청년가구는 직장, 학교와의 거리때문이라는 답변이, 중장년 및 노인가구는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혼자 살면서 가장 곤란한 점은 위급할때 대처의 어려움(32.5%), 외로움(23.3%), 경제적 불안감(20.3%) 순으로 파악됐다. 청년가구는 위급할때 대처의 어려움을, 중장년 가구는 외로움을, 노인가구는 경제적 불안감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서울 시민의 18.7%는 우울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7%는 고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연평균 가구 총소득은 5082만원으로 2018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서울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월평균 소득은 296만원(연 3552만원), 적정소득은 366만원으로 평가됐다. 또 최소한의 생활비는 245만원, 적정생활비는 309만원으로 추산됐다.

서울시 가구 중 44.2%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액은 9978만원으로 조사됐다. 연소득보다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셈이다. 부채를 갖게 된 이유로는 전월세 보증금 마련 43.2%, 거주용 주택구입 38.7%로 대부분의 부채가 주거비 마련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주택소유자의 평균 주거비용은 7억5857만원, 전세는 평균 3억1929만원이다. 주택점유 형태는 자가 소유가 42.4%, 전세 37.0%, 월세19.7%였다. 2018년에 비해 자가 소유와 월세는 증가한 반면 전세 비중은 줄었다.

청년(19~34세) 가구주 가구 비율은 19.0%이고 월 평균 소득은 271만원으로 조사됐다. 청년 가구주 주거 점유형태는 보증금 있는 월세가 51.8%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경우 보증금 있는 월세 거주 비율이 60.8%로 높고, 30대는 전세가 54.9%로 가장 높았다.


중장년 세대(50~64세)의 32.8%는 노후 준비가 되지 않고 있으며 90.3%는 퇴직 후에도 근로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퇴직 후 계속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로는 생계비(66.3%), 부모부양 또는 자녀지원(13.9%), 경력을 활용한 사회 기여(13.2%) 순이었다. 노후 미준비 가구의 향후 생활비 마련계획은 소득활동(29.8%)이 가장 높았고 부동산 매각(23.4%), 저축예금(19.1%), 전월세 비용줄임(13.8%)이 뒤를 이었다.

노인 가구주 가구의 비율은 18.0%이고 빈곤율은 15.2%였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가구 빈곤율(4.2%)의 3.6배에 달한다. 노인 가구주 가구 월평균 소득액은 286만원이고 월소득 구성은 근로소득 37.5%, 공적이전소득 21.4%, 사업소득 20.2% 등으로 나타나 다른 세대에 비해 공적이전소득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