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상자에 금덩이가…3남매 성매매업소서 나온 128억

입력 2021-04-29 11:27 수정 2021-04-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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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역 부근 성매매 집결지에서 어머니가 운영하던 성매매 업소를 물려받아 12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올린 가족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3남매와 이들의 배우자 등 5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이 운영한 업소는 2019년 사망한 어머니가 1998년부터 영업해 오던 곳으로 이 가족은 올해 3월까지 약 23년 동안 수원역 부근 집창촌에서 업소 5곳을 운영해왔다.

이들은 채무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선불금을 제공해 성매매하도록 유인했으며 몸이 아픈 여성 종업원들에게도 휴무를 제한하고 손님을 받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올린 불법 수익은 총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사 당국은 실제 이들이 해당 업소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20대 여성 2명이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내 A씨 등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1~2년간 일하며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금품을 빼앗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수원지방검찰청에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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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찰이 성매매 업소와 이들의 주거지 등 9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현장에선 현금 4800여만원과 황금열쇠 1개(금 10돈) 등 7200만원에 이르는 귀금속 64개 등이 나왔다. 실제로 경찰이 공개한 압수수색 당시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선물 상자나 껌 상자 등에 귀금속 등을 숨겨뒀다.

경찰은 금융계좌 435개를 분석해 수익 128억원을 확인했으며, 이 중 동결 가능하다고 판단한 62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통해 동결했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특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20일 오후 경기 수원역 앞 집창촌 일대를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과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합동순찰을 다니고 있다. 뉴시스

경찰과 수원시는 지난 2월부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선포하고 CCTV 설치와 소방 특별조사를 진행하는 등 집결지를 폐쇄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업주 전원은 영업 중인 20여개 업소를 올해 5월 31일까지 자진 폐쇄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에는 40%가량의 업소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