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공원에 버려진 신생아를 발견한 개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담요에 돌돌 말려 버려진 아기는 울지도 않았다. 그러나 개는 동물적 본능으로 아기를 찾아냈고,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은 영국 버밍엄의 한 공원에 유기돼 죽을뻔한 신생아가 인근을 지나던 개에게 발견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5시30분쯤 버밍엄 킹스 노턴 지역의 한 공원 산책로서 태어난 지 채 몇 시간 되지 않은 갓난아이가 담요에 둘둘 말린 상태로 발견됐다. 얼핏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요로 보여 지나칠 수 있었지만 테리 월시(64)의 반려견 ‘헬’은 달랐다.
당시 월시와 산책을 하던 헬은 갑자기 산책로 수풀 쪽으로 다가갔다. 거기에는 둘둘 말린 담요와 깨진 유리 조각 등이 놓여 있었다. 처음 월시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해 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했지만 헬은 담요에 계속 관심을 보였다. 그때, 담요 근처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
월시는 “그저 버려진 담요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며 “가까이 다가가 담요를 들춰보니 웬 갓난아기가 울고 있었다”고 밝혔다. 월시는 즉각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기를 안아 달랬다. 반려견 ‘헬’도 옆을 지켰다. 그 결과 출동한 경찰에게 아기를 안전히 인계할 수 있었다.
아기는 태어난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로 밝혀졌다. 경찰은 아기 엄마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버린 것으로 보고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과 CCTV 자료 등을 확보해 특정한 20대 초반 백인 여성을 추적 중이다. SNS에도 아기가 입고 있던 옷가지와 담요 사진을 올려 아기 엄마가 자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시는 “아기가 살아있음에 신께 감사하다. 하마터면 (아기가) 죽을 뻔했다. 구조된 신생아가 무사해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매체는 만약 아기가 공원에서 밤을 지새웠다면 쌀쌀한 날씨 속에 들개나 여우 공격을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부연했다.
아기를 발견한 헬의 공로도 주목받고 있다. 월시는 “하늘이 갓 태어난 아기를 구하라고 반려견을 보낸 게 틀림없다”며 자신의 반려견을 자랑스러워했다. 현지 주민들 역시 “명예 훈장으로 치하할 만한 공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