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여전히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브라질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측근들의 계속된 권유에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가장 늦게 백신을 맞는 브라질 국민이 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지난 3일부터 66세 이상 시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현재 66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지자들에게 “코로나가 겁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보다 먼저 접종하라. 나는 국가원수로서 모범을 보이겠다”고 전하는 등 백신 접종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했다.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달리 브라질 부통령과 장관들은 백신 접종 장면을 SNS에 올리는 등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 왔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지난달 백신을 맞으며 “의식이 있는 시민으로서 내 몫을 다했으며, 가능한 한 빨리 많은 국민이 백신을 접종하기 바란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도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했고, 테레자 크리스치나 농업부 장관은 “정부는 브라질 국민의 집단면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 없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정하는 등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말에는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라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백신 접종을 조롱하는 발언까지 내놨다.
이에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현실 부정적인 행태, 경제지표 악화, 국정 혼란 등을 이유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가 100건 이상 하원에 접수되는 등 탄핵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 집계를 기준으로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1452만1289명, 누적 사망자는 39만8185명에 달한다. 전날과 비교해 확진자는 7만9726명, 사망자는 3163명 늘었다. 백신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14.52%인 3073만811명이며, 이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1462만1694명(6.9%)이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