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관장서 20번 업어치기…못 일어난 7살 혼수상태

입력 2021-04-29 02:07 수정 2021-04-29 09:40
사진 속 업어치기를 당하고 있는 황군. Liberty Times Net

대만에서 유도 수업을 받던 7살짜리 소년이 식물인간이 될 위기에 처했다. 소년은 현재 상태를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혼수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타이완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타이중시 펑위안구 난양 초등학교 1학년 황모군은 19일 오후 7시30분 유도수업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수업 시간에 유도 관장 A씨(67)는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10)에게 황군을 상대로 업어치기 연습을 할 것을 명령했다.

황군은 수업 중에 메스꺼움 등을 호소했지만, A씨는 황군이 수업에 앞서 식사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에서 황군은 고통을 호소하고 울며 그만해 달라며 애원했지만, A씨는 훈련을 지속했고 직접 황군을 7번 업어치기 하기도 했다.
황군은 90분간 27번의 업어치기를 당했다. Liberty Times Net

선배들에게 20번 넘게 업어치기당한 황군은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사들은 황군의 몸 여러 곳에서 타박상을 발견했으며 이는 자동차 충돌 사고 시 생기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또 황군의 두개골 내 심각한 출혈이 발생해 응급 개두술을 시행해야 했다. 수술 후 의사들은 황군이 ‘뇌사상태’이며 살아남는다면 식물인간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군은 머리에 외상이 있는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인 글라스고 혼수 척도(GSC)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혼수 등급 3으로 판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JAMA 네트워크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GSC에서 평가 점수로 3을 가진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고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다행히 사건이 알려진 후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진 가운데 황군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군의 삼촌 B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군의 얼굴에 붓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처음 입원했을 때 120㎜Hg에 달했던 두개내압은 26일 기준 80㎜Hg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나이대 아이들의 정상 수치는 약 25㎜Hg이다.

황군의 아버지는 다만 황군의 혼수상태 지표에는 변화가 없다며 “아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족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좋은 에너지를 계속 보내 달라”는 마음을 전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