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우리 당이 지금 이대로 가면, 2030세대가 다음 번에는 우리 당을 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차기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30세대의 지속적인 지지와 야권 통합을 위해서는 초선 당대표가 나서 쇄신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30세대의 지지를 대선까지 끌고 갈 구체적인 방안은.
“2030세대가 4·7 재보궐선거 때는 국민의힘을 찍어준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을 밟아버렸다. 표로서 실력을 한번 보여준 것이다. 청년들이 클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건데,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공천으로 보장해야 한다. 또 첫 주택을 구입할 때는 국가가 책임지고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제1야당을 이끌기에는 정치 경력이 짧다는 우려가 있다.
“여의도의 경륜이라는 건 자율주행차가 달리는데 옛날 마부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기민함을 갖추고 빅데이터 활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당의 리더가 돼야 한다.”
-당대표가 됐을 때 생각하고 있는 야권 재편 방향은.
“당을 쇄신하는 건 봄이 오는 것이고, 통합을 하는 건 꽃을 피우는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은 저절로 피는 것이지, 꽃이 핀다고 봄이 오는 건 아니다. 비닐하우스에서 꽃이 피었다고 봄이 왔다고 할 수 있느냐. 즉 통합은 당이 쇄신하고 달라지면 얼마든지 온다.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야권 통합이 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당이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처참하게 패배했다.”
-초선 당대표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지난해 총선에서 대패를 한 뒤 왜 우리가 졌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좋은 정강·정책을 만들어도 결국 스피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의 얼굴인 대표를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낡은 전형적인 사고에 빠진 사람이 아닌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그래서 다른 초선 의원들과 찾다가, ’이럴 바에는 우리가 하자’고 했고, 제가 가장 크게 주장했기 때문에 나서게 됐다.”
-당대표 경선의 승산은 어떻게 보시는가.
“새로운 사고를 가지고, 당을 쇄신할 구체적 비전이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 승산을 따지는 건 그 뒤 문제다. 당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적합도가 낮게 나왔는데, 결국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와 5선의 민주당 대표가 함께 있는 모양새를 본다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자명한 것 아니겠느냐.”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는.
“결과를 갖고 평가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를 본다면 예를 들어 1년 전에는 우리가 달리기 대회 나가서 꼴등을 한 건데, 1년 뒤인 지금은 우승을 한 셈이 됐다. 그걸 가지고 누군가는 복장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복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이 너무 못한 거지 김 전 위원장이 잘 뛴 게 아니라고 하거든요. 저는 그때 ‘참 복장 터지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때도 저쪽 선수는 잘 못 뛰었다. ‘조국 사태’도 있었고, 경제난은 지금보다 더 심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당시에는 국민이 싫어하는 일을 너무 많이 했다. 우리 당에서 사실 1년 동안 국민이 싫어하는 일을 안 하도록 그걸 막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실력이다. 그게 무슨 복장이냐. 비대위인데, 비상 상황을 김 전 위원장 본인이 끝을 내준 것이다. 지금 밖에 나가서 독설을 한다는 이런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관심이 없으면 그런 얘기도 안 하시지 않겠느냐.”
-초선 당대표가 내년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지금 민주당의 행태로 봤을 때는 9선이나 10선이 나왔을 때 협상이 제대로 됐겠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심지어 김 전 위원장 같은 엄청난 내공과 경륜을 가진 분과도 협상은 전혀 없었다.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우리 측에 협상 전문가를 활용하면 된다. 리더라는 건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고, 믿고 각 분야 일을 맡기면 된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정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언론에서 ‘도로 한국당’이라는 말이 나온다. 어떻게 보는가.
“‘도로 한국당’ 이야기가 나온 게 전직 대통령 사면론 때문 아니냐. 그게 ‘도로 한국당’이면 사면론을 제일 먼저 꺼낸 이낙연 전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도로 한국당’이 돼야 한다.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이다. 황 전 대표 같은 분들은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 아니겠느냐. 그래도 다시 한번 선택을 받아보겠다고 나서시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본질부터 바꾸고 진짜로 달라지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 예를 들어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 전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국민이 결국 받아줬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느낌에는 우리 당은 이미 미래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고 있다. 일부가 기차를 못 가게 막는다고 해도 그 방향으로 가는 걸 막을 수는 없다. 제가 아니라, 그다음에 누가 나와서라도 결국 우리 당은 새로운 미래 정당으로 갈 것이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