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관계와 스카우팅은 다르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흥국생명과 계약 만료된 김연경 영입설에 대해 해명했다.
김형실 감독은 28일 서울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런던올림픽 출신 선수들과는 유대관계를 갖고 있어 연락을 주고 받는다. 감독이 된 뒤 축하 메시지도 받았다”면서도 “김연경에게 신생팀에 와줬으면 좋겠다고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페퍼저축은행 창단이 발표된 이후 신생팀의 김연경 영입설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김연경이 흥국생명과의 1년 계약이 만료된 데다 페퍼저축은행 측이 김연경 영입을 원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서다. 김형실 감독이 2012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끈 지도자라는 것도 김연경 영입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흥국생명은 발끈했다. 김연경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흥국생명에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아직 재계약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 영입설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것.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이사회를 통해 기종 구단들이 신생팀 창단에 적극 동참하고 최대한 지원하자고 결의했다”면서도 “규정과 절차에 맞지 않는 우리 소속 선수의 영입을 신생 구단이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적 관련 사전 모의 등 행위는 KOVO 규정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언급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형실 감독은 난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단도 저도 공식적으로 (김연경 영입설을) 노출시키거나 언론에 발표하거나 배구인들에게 (김)연경이 데려온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며 “언론에 (이야기가) 나오니 구단도 저도 난처하다”고 밝혔다. ‘스카우팅’에 대해 선을 긋고 규정을 준수하겠단 뜻이다.
다만 ‘유대관계’ 자체는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김형실 감독은 “김연경과 유대관계는 갖고 있다. 저 나름대로는 개인적으로 (김연경 영입에) 욕심은 있다”며 “하지만 그런 걸 (아직)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김연경의 페퍼저축은행 이적은) 구단과 구단, 배구계 전체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아직 연고지도, 코칭스태프 구성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도 확보되지 않았다. 김형실 감독은 이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오늘도 명함이 없어 죄송하다.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며 “무에서 유로 가는 과정이라 24시간 일한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 이번 주말 쯤이면 코칭스태프 윤곽이 나올 것 같고, 선수단이 구성되는 대로 5월 중순엔 첫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