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년(1991~2020년)간 국내 평균 기온이 1912~1940년 평균 기온에 비해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년마다 0.2℃씩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은 28일 지난 109년(1912~2020년)간 누적한 기후 관측자료를 근거로 ‘기후변화 추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서울, 부산, 인천 등 6개 도시에서 관측된 일 평균 기온과 강수량, 강수 일수를 통계 분석한 결과다.
장기적으로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크게 늘었다. 1912~1940년에 비해 최근 30년엔 폭염 일수가 1일 늘어 1년에 10.5일, 열대야 일수는 8.4일 늘어 1년에 12.1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폭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로, 열대야는 하루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날이다.
하루 최고 기온이 25℃ 이상인 날인 여름 일수도 과거 30년에 비해 평균 9.4일 늘어 연간 108.7일로 기록됐다. 한편 본격적으로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입하’에 해당하는 기온도 과거에 비해 8일 앞당겨졌다. 이는 갈수록 여름이 더 길고, 더 빨리 시작됨을 의미한다.
최근 30년 사이엔 연 평균 기온이 한 번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1년 중 가장 추운 날인 ‘대한’에도 평균 기온은 0.9℃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극심한 더위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등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극한기후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재난·재해뿐만 아니라 국민 일상의 건강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다시 한번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한다”며 “이번 분석자료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