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이 포퓰리스트에 놀아날 정도면, 그분은 대통령됐어야”

입력 2021-04-28 17:00 수정 2021-04-29 08:05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시그니처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이라며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돌입했다.

이 지사는 28일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에서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이라고 확신한다”며 “‘다른 나라에선 하지 않는다,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냐’고 우려하는데, 그 반대로 대한민국이 기본소득을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재원 조달 문제 등 기본소득을 향한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사회복지비 지출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만 맞춰도 현재의 약 2배에 가까운 가용예산을 확보할 수 있고 그 중 일부를 기본소득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허경영식’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포퓰리스트에 놀아날 정도라면 공중부양하시는 그 분(허경영)은 옛날에 대통령이 됐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정세균 전 총리가 자신을 향해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경기지사의 1시간은 1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는 “나름의 뚜렷한 원칙을 갖고 형사 사법에서 과거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일을 잘했다. 그 점을 국민도 높게 평가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박람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정당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박람회에는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비나약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카니 위그나라자 유엔개발계획 아태지역사무국장 등 각국 주요 인사의 기본소득 확대 영상메시지도 소개됐다. 75개 지방정부가 속한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도 공식 출범하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구체화하는 배경에는 향후 대권주자들과의 정책 경쟁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복지’를 내세웠고, 정 전 총리도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으며 향후 경제분야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지사와 가까운 의원은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 이 지사의 전장”이라며 “사회적으로 의제화도 됐기에 다른 주자들도 기본소득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고양=정현수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