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북 경주동부사적지대 발굴조사에서 신라의 고대 수로와 석교, 도로 유구가 확인됐다.
28일 경주시에 따르면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통일신라의 발천 수로 복원정비를 위한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발천은 경주 동궁과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에 흐르는 하천을 가리키는데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왕비 알영과 관련된 삼국유사 기록에서 유래됐다.
이번 조사에서 679년(문무왕 19년) 만들어진 ‘경주 동궁과월지’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대 발천 수로가 확인됐다.
새로 확인된 수로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것이다. 삼국시대에는 넓었던 하천 폭을 통일신라에 들어서면서 좁혀서 사용했던 양상과 고려 전기까지 사용되던 하천이 이후 폐기되는 시점이 확인됐다.
또 760년(경덕왕 19) 축조된 경주 춘양교지와 월정교지보다 제작시기가 훨씬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7세기 후반 석교지도 발견했다. 석교지는 너비 5.2m 정도의 조그만 하천에 비해 다리 너비가 교각을 기준으로 11m가 넘는 규모다.
석교지 남쪽과 북쪽으로 연결된 도로의 흔적도 확인됐다. 도로 너비는 20m 정도로, 수레바퀴 흔적도 나왔다.
경주시와 문화재청·경북도는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29일 오전 10시 발천 유적 조사 현장을 공개한다. 발천 복원정비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도 29~30일 이틀간 ‘발천, 신라왕경의 옛 물길’을 주제로 열린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