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28일 30세 이상 군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군내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접종 일정을 앞당겼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전국 군 병원과 군단접종센터, 사단급 의무대 등 84개 군 접종기관에서 접종에 동의한 현역 장병과 군무원 10만5000여명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접종 동의율은 83%로, 희망 장병이 추가 신청할 수 있어 접종자 증가가 예상된다. 이번 주 접종 인원은 비무장지대(DMZ) 철책경계와 해안경계 작전에 투입된 장병, 항공기·함정, 지휘통제실, 격오지 부대 근무자 등 5만여명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군은 접종기관 수를 다음 달 92개로 확대해 2주 안으로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군은 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질병관리청, 의무사령부와 각 군이 연계된 전담팀도 꾸린다. 접종 당일 근육통, 발열·오한 등 경증 반응이 발생하게 되면 빠른 회복을 위해 다음 날까지 전투 휴무를 부여하거나 희망 시 청원휴가를 보내주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 장병 대상 접종은 다음 주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당초 정부의 사회 필수인력 조기 접종 계획에 따라 장병 대상 백신 접종을 5월 초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해군·공군에서 군내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하면서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일정을 앞당겼다. 국방부는 “군내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증가해 신속한 접종이 긴요해지면서 준비가 완료된 접종기관부터 먼저 접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군내 누적 확진자는 777명이다.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도 추가 확진자 1명이 나왔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대표적 감염 취약시설로 꼽히는 해군 함정에서 전체 탑승자 84명 가운데 33명이 확진되는 등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군은 1차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30세 미만 장병 45만5000여명에 대한 접종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혈전증 발생 우려가 있는 AZ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종류와 접종 시기 등 구체적 일정은 범정부 차원에서 조율한 이후 백신 수급 여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당장 군은 외부와의 접촉 최소화를 통해 사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방부는 정부 ‘특별방역관리주간’ 이행 지침에 따라 다음 달 2일까지 회식·모임을 금지하고, 행사와 방문, 출장은 가급적 연기하거나 취소하도록 했다. 출·퇴근하는 간부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의 방문을 자제하고, 가족들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권고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