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의 부친 기영옥(62) 전 광주FC 단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으나 일정을 돌연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따르면 광주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기 전 단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 전 단장이 갑자기 ‘오후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온 데 이어 다시 연락을 취해 “오늘 소환 조사는 어렵다”며 조사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그는 연기 사유에 대해 ‘개인 사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 전 단장과 다시 조율해 향후 소환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다만 언제가 될지는 현재까지 미정이다. 앞서 특수본 측은 “기씨 부자의 혐의는 농지법 위반이다. 다른 부분은 수사 진행 상황을 봐야 한다”며 “기 전 단장을 조사한 뒤 기성용 소환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기씨 부자는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개 필지를 수십억원에 들여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영농(경작) 의사가 없는데도 “갓을 재배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 작성한 의혹을 받는다. 또 매입한 땅을 차고지 등으로 불법 전용해 무단으로 형질 변경한 혐의도 있다.
논란이 불거진 건 기씨 부자의 매입 토지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인 마륵공원 조성사업에 포함됐거나 인접해 있어서다. 기성용은 자신 명의 농지 중 사업에 포함된 땅(전체 매입 부지의 36%가량)을 원래 지번에서 분할한 뒤 사업자에게 공공용지로 협의 매도하고 토지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 전 단장은 “아들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는 게 내 꿈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뿐”이라며 “불법인 걸 몰랐을 수는 있으나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