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명 판화로 후쿠시마 오염수 패러디한 中 외교부

입력 2021-04-28 14:15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트위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식 명칭 처리수) 방류 문제를 일본의 대표적인 목판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작품으로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에 엄중히 항의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본 에도 시대의 화가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가나가와오키나미우라)’라는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가쓰시카 호쿠사이, 원작가가 지금도 살아 있었다면 그 역시 매우 (오염수에 대해) 걱정했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 패러디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트위터

풍자물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것으로 얼핏 보기에는 원작과 비슷해 보인다. 원작에는 후지산과 가나가와의 거친 바다, 배 등이 그려져 있다. 중국의 일러스트레이터는 후지산을 후쿠시마 원전을 연상시키는 굴뚝으로 바꾸고 배에서는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들이 바다에 무언가를 쏟아붓는 장면을 추가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교도통신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28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자오리젠 대변인의 트위터 게시물 관련 질문에 “중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트위터 게시물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와 베이징의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트위터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28일 오후 1시 기준 자오리젠 대변인은 해당 트윗을 삭제하지 않았다. 중국은 트위터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NHK는 자오리젠 대변인이 해외를 향해 자국의 주장을 선전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각료(장관)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탱크들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결정했다. 계획수립과 승인, 시설 공사 등을 거쳐 배출은 2년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지역 어민들과 한국·중국 등 주변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