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문자폭탄 많을수록 재집권 꿈 멀어져” 놔달라 호소

입력 2021-04-28 11:26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당내 소장파로 손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문 세력을 향해 “문자행동을 계속하면 민주당과 문파(강성 지지층)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가지겠냐”며 ‘문자 폭탄’ 자제를 재차 당부했다.

조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며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당 소속 의원들을) 좀 놓아달라”고 했다.

조 의원은 문파를 인터뷰한 언론 기사를 소개하며 “이분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해당 보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을 지키고, 정권 재창출 등을 위해 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정권이 연장되려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 문파가 전 국민의 과반이라면 문파의 뜻을 따르는 것이 바로 국정운영이고 선거전략일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수의 뜻을 살피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담보하고 선거에서도 이기는 방법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제 우리 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며 “우리가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 떠나지도 않을 것이고, 떠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그리고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역설했다.

조 의원은 기득권인 보수 세력이 여전히 각종 네트워크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친문 강경 지지층의 인식에는 “지난 재보선 이전 4번의 전국적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행정부, 입법부, 지방정부의 권력을 우리 민주당이 거의 석권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권력을 가져야 대한민국의 주류가 되나”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께도 묻고 싶다. 왜 문파들만 과도하게 신경을 쓰나”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문파 지지로 당선된 후) 제대로 각을 잡고 민심에 부합하도록 당을 이끌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데 국민들이 다 안다. 한번 내뱉은 말이 머지않은 장래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뒷목을 향해 되돌아오는 것을 정녕 모르나”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에 지치고 힘든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집권여당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선의의 경쟁은 이번에도 보기가 힘든 모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