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또다시 맞붙었다. 진 전 교수가 상대의 정책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부 좀 하라”고 지적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헛소리”라고 받아쳤다.
진 전 교수는 28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이 전 최고위원이 표를 위해 ‘여성할당제’ 등 페미니즘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여년 전 똑똑한 보수 청년 이준석에게 ‘공부를 하라’고 권고한 적 있다. 여전히 나는 그를 아끼지만 그가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며 “여성에 대한 그의 뿌리 깊은 편견을 지적하고 싶다”고 썼다.
이어 “여성할당제 수혜자인 세 여성 장관이 무능해 이 나라의 민생이 무너졌단다. 그게 다 최고 실력자를 기용하지 않고 수치적 성 평등에 집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걸 말이라고 하느냐”며 “결핍된 교양을 남초 사이트에서 주워들은 소리로 때우고 있는데 그런 얘기는 애초에 공론의 장에 들여올 게 못된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공부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할당제를 ‘제로섬 게임’으로 보지만 원래 그것은 ‘윈윈 게임’이다. 성 격차를 없애 GDP가 14% 증가하면 그것은 남녀 모두의 일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잘 지켜지지도 않는 이 제도마저 없애면 GDP 증대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걸 공당의 정책이라고 내놓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가 ‘이대남’ 표심을 안티페미니즘의 표출로 푸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해석을 고집하는 것은 당내 입지를 위한 개인 이데올로기일 뿐”이라며 “그의 안티페미 캠페인은 국민의힘으로 올 수도 있었을 2030 여성들을 ‘영원히’ 내칠 뿐이다. 그는 제 이익을 위해 당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의 칼럼을 공유하며 “하루에 한 번씩 공부해라, 무슨 남초사이트 주워듣지 말라 같은 이야기”라고 정리했다. 이어 “결국 어느 골방 철학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여성할당제를 하면 생산성이 좋아진다’는 개똥철학을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조직들은 ‘여성혐오’ 때문에 시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들이 진 전 교수의 쉬운 처방을 받아들여서 생산성을 높이고 GDP를 14%씩 올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헛소리니까”라고 일축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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