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원액 생산 기술이전 계약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 예방접종에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는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방한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회장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정부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9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목표 3600만명의 2.75배가량인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 이 중 노바백스 백신은 4000만회분(2000만명분)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오는 3분기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3분기까지는 절반에 해당하는 최대 2000만회분(1000만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만 만들어 이를 면역증강제와 섞은 뒤 인체에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기존 B형간염 백신 등에 널리 사용돼 온 방식의 백신이다.
다른 백신에 비해 보관·유통이 쉽고, 원액으로 1~2년, 2~8도에서 6개월 정도 유효기간이 예상되는 등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임상 3상에서 예방 효과가 96.4%로 높게 나타나고, 영국발 변이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에 각각 86%, 55.4% 효과를 보였다.
노바백스 백신은 또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국내 기업이 생산하고 정부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계약됐다. 즉 위탁 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정부 간 계약을 맺어 국내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날 회의에 따라 정부는 내년에도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해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 생산방식(라이선스 인) 계약 연장을 적극 추진한다. 당초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는 백신 원액 생산을 올해 말까지, 완제 충전은 내년까지 기술이전 생산방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원액 생산 기술이전에 대해 계약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노바백스는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수급 협력도 강화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원부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가 개별 원부자재 생산 기업과 일대일 협의를 거쳐 수급 문제를 공동 대응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바백스는 글로벌 공급분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국내 공급분 생산에 상호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노바백스 백신이 국내 예방접종에 빠르게 활용될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노바백스 백신은 현재 영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영국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에 허가 절차를 우선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이 국가들과 병행해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노바백스는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우리나라에 조기 제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노바백스 백신 심사반’을 운영해 백신 안전성과 효과를 신속하게 검토한다. 구체적인 연장 기간 등은 아직 협의 중이다. 현재 영국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데 우리나라도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조기에 받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선 노바백스 백신 사용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등은 각국에서 이미 허가를 받아 접종에 쓰이고 있는 반면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아직 실제 접종에 사용하는 국가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노바백스와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은 4000만회분(2000만명분)으로, 3분기 이내에 최대 2000만회분(1000만명분)이 들어온다. 정부는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이 충분한 만큼 노바백스 제품을 비롯한 여러 백신을 추가로 구매하기보다는 이미 계약한 백신을 차질 없이 도입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