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산더미처럼 쌓은 리어카에 받히고도 차 수리비는 고사하고, 되레 리어카를 도와드린 한 운전자에게 칭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은 26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차량 블랙박스에 촬영된 짧은 선행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제보자에게 직접 받은 영상이었습니다. 선행 당사자인 제보자는 “리어카가 뒤로 밀려서 충돌이 있었으나 이해해드리고 오르막길 같이 밀어드렸다”고 했습니다.
운전자는 대로변으로 진입하는 길가에서 멈춰 서 있던 중 봉변을 당했더군요. 앞에 서 있던 리어카에는 폐지와 고철 등을 가득 실려 있어 끄는 이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누군가 리어카 앞부분을 들어 올려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리어카는 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리막길로 주르륵 미끄러졌습니다. 차 안에서 통화를 하던 운전자는 당황해 짧은 경적을 울렸습니다.
(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재생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어카를 끌던 사람은 마른 체형의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충돌이 있는 뒤 차량 앞쪽으로 와서 상황을 살폈습니다. 운전자는 차를 잠시 살펴보고는 ‘괜찮다’의 의미의 고갯짓을 하고 리어카 앞쪽으로 가서 이동을 도우려 했습니다. 운전자가 리어카 뒤편으로 와서 밀고, 할아버지가 앞에선 끌고 나서야 겨우 리어카는 움직였습니다.
약간의 언덕을 만나도 혼자 끌고 갈 수 없는 양의 폐지를 짊어진 할아버지. 그 고단한 삶의 무게를 나눈 운전자의 모습에 많은 네티즌이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한 네티즌은 “7년 전에 새 차를 뽑고 리어카에 받힌 적이 있는데 님과 같은 행동을 했고 그 차를 아직도 탄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네요. 세상은 아직 살 만하네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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