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고장인데 22층 배달…현타와 돌아갑니다”[사연뉴스]

입력 2021-04-28 02:15 수정 2021-04-28 02:15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이미지. 뉴시스

지난 26일 온라인상에서 ‘갑질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된 글이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 라이더의 사연인데요.

자신을 쿠팡 배달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날 음식 배달을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글쓴이는 이날따라 배달 주문이 없어 2700원짜리 배달을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에 도착해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난 상황. 글쓴이는 22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를 확인한 글쓴이는 주문자에게 전화해 “(내가) 지금 올라갈 테니 주문자분도 좀 내려와 달라고 했다”고 요청했습니다. 22층이나 되는 고층을 걸어 올라가기 힘드니 고객은 계단으로 내려오고 글쓴이는 올라가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죠.

하지만 전화를 받은 고객은 “다른 배달하는 사람도 다 계단으로 올라온다”면서 문 앞까지 배달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이에 “이럴 줄 알았으면 배달 안 잡았다. 중간에서 보자”고 말했고, 고객은 “말투가 X같다” “그따위로 하니까 배달하고 살지” 등의 비하 발언을 쏟아내며 모욕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화가 난 글쓴이는 결국 배달을 포기했습니다. 글쓴이는 “가게 사장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돈 물어주고 음식 들고 집에 왔다. 승강기 수리하는 것 알면서 일부러 시키는 건 무슨 심보냐”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은데 갑질만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고 씁쓸해했습니다.

이 글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고객 측 입장에 공감하면서 “배달 요금을 내는 이유는 편하게 먹기 위해서다” “배달기사가 문 앞까지 배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글쓴이 주장대로 고객의 행동이 갑질이라고 비판하는 누리꾼도 다수였습니다. 이들은 “승강기 고장이면 내려와서 받아야 정상 아닌가?” “나는 엘리베이터 고장 났을 때 도착하기 5분 전에 연락 달라고 해서 직접 내려가서 받았다” “2층도 아니고 22층인데 계단으로 오라는 건 너무했지” “배달기사 비하하는 것 보니 정말 몰상식하다. 갑질 중 슈퍼 갑질”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상황에서 22층까지 음식을 배달해 달라고 요구한 고객. 서비스 제공자와 그 서비스를 대가로 돈을 내는 고객 사이 인정되는 정당한 권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에티켓은 어느만큼인지도 늘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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