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150명 넘은 위중증 환자… “고령자 접종 속도 내야”

입력 2021-04-27 17:24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권선구 정현중 보들 테니스센터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수원시 코로나19 제2호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100명 안팎에 형성됐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두 달 만에 150명을 넘겼다. 아직 기존 의료 체계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범위지만 사망자를 최소화하려면 고위험군 대상자들이 면역을 얻을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전날보다 512명 늘어 누적 11만9898명이라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4명 많은 156명으로 집계돼 지난 2월 21일 이후 처음 150명을 넘겼다. 즉시 사용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549개 남았다.

위중증 환자의 증가세는 최근 전체적인 유행의 규모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예방접종의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 비율은 낮아졌지만 고령층 확진자 자체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지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수는 1~2주의 시차를 두고 비례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1분기에 요양병원·시설 대상 예방접종을 진행했지만 아직 면역을 얻지 못한 고위험군이 많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만 75세 이상 접종률은 20%대에 머물러 있고, 만 65~74세 접종은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다. 드물지만 접종을 이미 마친 시설에서도 집단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 19일 35명의 종사자와 입소자들이 1차 접종을 받은 경기도 부천의 노인 주간보호센터에서는 이날까지 확진자 70명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고령자들이 신속하게 접종을 받고 면역을 얻어야 위중증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 계획을 기존보다 앞당겨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고령층일수록 고위험군이라 이득이 위험을 크게 웃돈다”며 “만 65~74세로 계획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좀 더 조기에 만 65세 미만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들어 큰 규모의 집단감염보다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한 감염이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파 경로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지난 18~24일 보고된 확진자의 44.7%는 선행 확진자와의 개별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 집단감염을 통해 감염된 확진자는 19.3%에 불과했다.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의미하는 양성률은 최근 1주간 1.88%로 나타나 6주째 증가세를 보였다. 정 본부장은 “세부적으론 (선행 확진자의) 대부분이 가족이고 그다음이 지인과 직장동료 순”이라며 “증상이 있으면 신속히 검사를 받고 출근하지 않는 등 기본적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