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한 가지 전통 ‘스웨그 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웨그 백은 오스카에서 제공하는 공식 상품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지난 2000년부터 미디어에 노출되기를 바라는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받아 마케팅 차원에서 수상자에게 제공해왔다. 내용물은 수억원대의 가치를 지녔으며 구성은 해마다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디스팅크티브애셋은 ‘전염병의 해’를 떠올릴 수 있게 상품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설립자인 래시 페리는 “우리는 스웨그 백이 단순히 무료 상품으로 가득 찬 가방이기보다 더 큰 목적을 담고 있길 바랐다”며 “우리가 꾸려온 모든 가방은 여성이나 흑인 소유의 기업, 장애인 기업가의 회사들로부터 지원받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올해의 스웨그 백이 약 20만5000달러(약 2억2742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특히 ‘전염병의 해’라는 콘셉트에 맞게 건강과 웰빙을 지향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유독 많았다. 스웨덴의 럭셔리 호텔인 ‘페이퍼노스터 호텔’ 리조트의 숙박권을 비롯해 무료 퍼스널 트레이닝(PT), 비타민 테라피(관리), 순금 전자담배, 수면 상태를 기록하는 헤어밴드, 무료 지방흡입 시술, 건강 보조제, 신발, 스낵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을 기리기 위한 NFT카드도 포함됐다. NFT는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자산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스웨그 백은 8만달러(약 8900만원)짜리 럭셔리 크루즈 여행권을 비롯해 순금 펜, 다이아몬드 목걸이, 현관문제작 이용권, 소변 검사권, 인생 코치 전화 통화권 등이 포함됐다.
윤여정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식적으로 받은 것은 오스카 트로피로, 제작비용은 48만원 정도다. 별도의 상금은 없다. 그러나 스웨그 백과 더불어 부수적인 경제 효과를 고려하면 윤여정이 누릴 혜택은 엄청나게 불어난다.
특히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의 인지도는 광고 효과로 이어질 뿐 아니라 극장 수익으로 직결된다. 한 조사 결과 작품상을 받은 영화의 박스오피스 흥행 수입은 평균 1500만 달러(약 179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송사들은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관련 다큐멘터리를 연이어 편성하고 있다. 광고 수익 또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윤여정은 최근 여성 의류 쇼핑플랫폼과 맥주 광고 등에 등장했다. 앞으로 윤여정이 지닌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