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트코인 1000억대 차익…머스크 “내껀 안 팔았다”

입력 2021-04-27 13:04 수정 2021-04-27 13:08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규모 투자를 언급하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테슬라가 1분기 비트코인 3000억원어치를 팔아 1100억원대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배신자’로 내몰리자 “나는 팔지 않았다”고 진화에 나섰다.

테슬라가 26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공개한 재무제표에는 ‘디지털 자산(비트코인) 매각 대금 2억7200만달러(3022억원 규모)’ 내용이 언급돼 있다. 테슬라는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10%를 판 것으로 이를 통해 1억100만달러(1122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테슬라는 1분기 4억3800만달러(49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중 23%가 비트코인 처분 수익인 셈이다.

테슬라는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외신들은 비트코인 시세차익 덕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1분기에 기록적인 차량 납품 실적을 올렸지만, 순익은 자동차 판매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며 비트코인 처분과 함께 탄소 무배출 업체에 부여되는 크레딧을 팔아 흑자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1분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테슬라가 1억100만달러 이득을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재빨리 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에 15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고, 차량 구매 때 비트코인 결제 허용 방침도 내놨다. 비트코인은 투기자산이라는 정부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고 이후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가격 상승 기간 테슬라가 일부를 팔아 차익을 남긴 것이다.

CNBC 방송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기가 1분기 수익 증대를 도왔다”고 비판했다.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한 투자자는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보다 비트코인 거래로 돈을 더 많이 벌었다”며 머스크를 로마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로 묘사했다.

스포츠 및 대중문화 블로그인 바스툴스포츠 창립자인 데이브 포트노이는 트위터에서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샀다. 그리고 (투자를) 부추겨 가격이 올라갔다. 이후 그는 비트코인을 내다 팔았고 큰돈을 벌었다”고 비판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팔았지만, 자신은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 비트코인은 팔지 않았다. 테슬라가 대차대조표상 현금 보유 대신에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 지분의 10%를 팔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최대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이 부유층 고객들을 상대로 비트코인 펀드에 대한 투자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로버그는 가상화폐 사이트인 코인데스크를 인용해 서비스가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JP모건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