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참다 바지에 싼 병사도…포로도 그런 취급 안 해”

입력 2021-04-27 11:14 수정 2021-04-27 12:35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논산 육군훈련소 내에서 발생한 인권 위배 의혹을 폭로하며 “(훈련병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 때문에 입대 후 PCR 검사를 하고 1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세면이나 양치질, 샤워를 못 한다. 비말을 통해 감염되니까 예방 차원”이라며 “그 정도는 훈련병들도 이해하는 것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샤워를 하게 해줘야 하는데 2주 뒤 2차 PCR 검사를 할 때까지 샤워를 못 하게 한다. 통상 10일 정도를 참아야 하는 것”이라며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못 가게 한다. 생리현상이라는 게 시간을 정해놓고 일어나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인원이 좁은 곳에 모이면 안 된다는 원칙인데 그러면 과밀하지 않게 통제만 해주면 되지 않느냐”며 “천편일률적으로 ‘너는 몇 시에서 몇 시까지’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바지에 오줌을 싸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거다. 제보를 받고 충격받았다. 이런 식의 통제는 과거 노예제도 시대에나 있을 법한 것이고 포로도 그런 취급 하면 안 된다”고 분노했다.

임 소장은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 후)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은 지난해보다 많이 개선됐다면서 불가피한 조치임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분 머릿속에는 본인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또 뜬금없이 ‘훈련소 분대장들과 조교들이 휴가 없이 힘쓰고 있다’는 동문서답을 하더라”고 비판했다.

이어 “육군훈련소 최고지휘권자인 소장이 이런 식이라면 훈련병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휴가 후 격리한 병사들에게 급식을 형편없이 주는 사례를 폭로한 적 있다. 그 후 많이 개선됐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곳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 예산이 52조다. 돈 문제가 아니다. 식수 예측 등 기본적인 것들을 격리 병사들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