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콜업 당일에 불펜으로 마운드를 밟았다.
텍사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LA 에인절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대체 훈련지에서 양현종을 소환하고 외야수 레오디 타베라스를 보냈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텍사스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26명 중 14명으로 구성된 투수 중 하나로 들어갔다. 등번호 36번을 달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선발투수 조던 라일즈가 모든 이닝마다 난타를 당하고 고전해 4-7로 뒤처진 3회초 2사 때 마운드에 올랐다. 에인절스 4번 타자 앤서니 렌던을 내야 플라이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양현종은 지난 2월 스플릿 계약을 맺고 텍사스에 입단했다. 스플릿 계약은 메이저·마이너리거 신분에 따라 연봉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콜업의 조건으로 약속한 연봉 13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받게 됐다.
무엇보다 꿈에 그렸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을 기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양현종은 당초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요구했지만, 이 조건마저 거두고 스플릿 계약으로 협상 기준을 완화할 만큼 강렬한 미국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5차례 등판했다.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10이닝 동안 12피안타 10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정규리그 개막 이후에는 텍사스의 홈경기를 대체 훈련지에서, 원정경기 때 ‘택시 스쿼드’에 탑승해 선수단과 동행했다. 택시 스쿼드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원정경기에 동행하는 선수 명단을 말한다. 양현종은 정규리그 초반 25일간 택시 스쿼드에 3차례나 들어갔다.
결국 홈경기에서 크리스 우드워드 텍스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우드워드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양현종을 주시했다. 그가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양현종은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넣을 수 있다. 믿을 수 있다. 직구 시속이 90마일(약 145㎞)대 초반이지만 다른 구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