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백신 새치기 접종 페루 전 대통령, 코로나 확진”

입력 2021-04-27 04:41 수정 2021-04-27 09:43
비스카라 전 페루 대통령.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새치기 접종’으로 비난을 샀던 페루 전 대통령이 접종 6개월 만에 코로나19에 걸렸다.

마르틴 비스카라(58) 전 페루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이러스를 집에 가져오지 않으려고 조심했지만 아내와 내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증상이 있는 상태”라며 “필요한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 긴장을 늦추지 말자”고 덧붙였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페루를 뒤흔든 ‘백신 게이트’의 당사자다. 지난해 11월 부패 의혹 속에 국회에서 탄핵당한 그가 퇴임 전인 10월 부인과 함께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을 은밀히 접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것이다.

시노팜 백신이 페루에서 승인을 받고 사용되기 4개월 전의 일로 당시 페루에선 이 백신의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이후 비스카라 전 대통령 부부와 외교장관, 보건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새치기 접종 사례도 줄줄이 드러나며 잇따라 경질됐다.

탄핵 후에도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온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백신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오는 7월 5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국회가 새치기 접종의 책임을 물어 향후 10년간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의결해 그의 국회 입성도 무산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