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대사가 옷가게 직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부인이 경찰 조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26일 한국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레스쿠이에 대사는 이날 외교부에 부인이 지난 23일 퇴원했다고 알리며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사가 직접 전화해서 ‘경찰과 시간을 협의한 후 조만간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사 부인은 퇴원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벨기에 대사관은 대사 부인이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대사에게 국민 정서상 조사와 별도로 부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전했다. 대사관 측은 지난 22일 SNS에 “주한 벨기에 대사는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올렸으나, ‘반말’로 작성된 데다 영어 문장에는 ‘피해자’라는 표현이 빠져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대사는 이날 외교부 측과 통화에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부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할 필요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 부인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옷가게에서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후 피해자 측에서 뺨이 붉게 부풀어 오른 사진과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해 네티즌이 크게 분노했다. 대사 부인이 폭행 사건 전 신발을 신은 채 흰색 바지를 입어보는 등 비상식적 행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