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투자 카페…‘고수익 보장’ 알고 보니 사기꾼의 덫

입력 2021-04-26 14:32
투자 수익 인증 게시물. 연제경찰서 제공

실존 금융 전문가의 프로필을 도용한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은 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A씨(20대) 등 6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 11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OOO 자산관리사’ ‘OOO 대표’ 등 실존 금융 전문가의 프로필을 도용한 네이버 카페를 여러 개 개설한 뒤 회원으로 가입한 피해자 52명에게 총 7억7000여만원을 속여 뺏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나눔로또 파워볼, FX마진거래에 대리 베팅해 고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나눔로또 파워볼, FX마진거래’는 로또나 환율 등의 결괏값을 활용하는 사설 도박 사이트를 말한다.

카페 회원 수를 부풀리기 위해 전문 업자를 동원하거나 해킹된 네이버 계정 수백 개를 사들여 게시판에 ‘큰 수익을 봤다.’ 등의 가짜 글을 다수 작성하는 유인책도 썼다. 카페에는 벤츠 운전대와 현금다발 등 수익 인증 사진도 올라왔다.

투자 수익 인증 게시물. 연제경찰서 제공

피해자들은 대부분은 고수익에 현혹돼 구체적인 투자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사기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수익금 출금을 요청하면 보증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2차·3차 입금을 유도했고, 피해자들이 사기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카페에서 강제로 탈퇴시켰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가로챈 금액은 모두 인터넷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시중의 유동성 확대 및 투자 열풍으로 네이버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각종 재테크를 빙자한 투자 사기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사기 범행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계정은 복잡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더라도 해킹 피해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계정 보안을 강화해 자신의 계정이 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