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미국인, 올여름 유럽 여행 가능할 듯

입력 2021-04-26 14:24

이르면 올여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미국인은 유럽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백신 증명서’ 논의도 진전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맞는 백신은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EU로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면서 “EU 27개 회원국이 EMA 승인을 받은 백신을 맞은 사람을 받아들이리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에서 접종이 이뤄지는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3종이다. 이 백신들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함께, 유럽 지역 내 의약품 규제당국인 EMA의 승인도 받았다. 반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EMA 승인은 받았지만 미국 내 사용 허가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인의 유럽 여행 재개가 언제쯤 이뤄질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내 접종 속도를 미뤄볼 때,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6월 중순쯤 집단 면역을 이룬다는 미국 정부의 계획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여행 재개 시기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과 EU 모두에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미국발 비필수 여행을 금지한 바 있다. EU는 호주와 뉴질랜드, 한국 등 코로나19 확산이 비교적 잘 통제되는 국가에서만 비필수 여행을 허용하고 있다.

EU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는 출입국 관련 권고를 내릴 수 있지만 실제로 입국 제한을 해제할지 여부는 각 회원국 정부에게 권한이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관광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미국인 입국 제한 조치 해제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내다봤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