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강판 류현진 “부상자 명단 오르지 않을 수준”

입력 2021-04-26 10:08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 4회말 2사 때 몸에 이상을 느껴 교체를 요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 5번째 등판에서 몸에 이상을 느껴 자진 강판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을 수준”이라고 말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그가 잘 걷는다. 좋은 소식”이라며 안도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호투를 이어가던 4회말 2사에서 탬파베이 6번 타자 마누엘 마누엘 마르고에게 안타를 맞은 뒤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다음 이닝만 완주해도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는 류현진의 자진 교체 요청은 우려를 자아냈다.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 몸을 풀며 상태를 점검했고, 토론토 구단은 “오른쪽 엉덩이에 가벼운 통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미국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마르고에게 초구를 던질 때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왔지만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점검에서 경과가 좋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부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근육이 긴장한 수준이다.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4년 8월 오른쪽 둔부 염좌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당시와 비슷한 부위에서 이날 이상 증세를 느꼈지만 류현진은 “그때와 통증을 느낀 위치가 다르고 강도에 차이가 있다. 2014년에는 마운드를 내려올 때도 아팠지만, 지금은 같은 증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다시 훈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한 토론토 선발진에서 에이스 류현진의 통증은 작지 않은 걱정일 수밖에 없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의 훈련을 지켜본 뒤 부상 정도를 추가로 검사할 계획이다.

몬토요 감독은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그는 “류현진이 잘 걷는다. 좋은 소식이다. 괜찮을 것”이라며 “류현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에 대해서는 “잘 던졌다. 7~8이닝도 던질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토론토는 5회초 1사 1·3루에서 8번 타자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결승 적시타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불펜 팀 마이자부터 마무리 라파엘 돌리스까지 후속으로 등판해 1이닝 안팎을 막은 5명의 투수는 무실점 승리를 지켜 류현진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류현진은 전적을 추가하지 못하고 1승 2패를 유지했다.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60로 내려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