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입성한 윤여정 “역사적 순간, 신나고 이상해”

입력 2021-04-26 09:40 수정 2021-04-26 11:22
검은 드레스 입고 아카데미상 시상식 참석한 윤여정. AFP연합뉴스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74)이 25일(현지시간) 시상식 참석에 앞서 레드카펫에 올랐다.

윤여정은 이날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3시 직전에 시상식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의 유서 깊은 기차역 유니언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그는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배우 한예리와 함께 레드카펫에 서서 포즈를 취했다.

단아한 네이비색 드레스 차림을 한 윤여정은 미국 연예매체 E뉴스가 진행한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한국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올랐고, 한국인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이것은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당연히 우리는 무척 흥분되지만, 나에게는 정말 신나면서도 무척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나리’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은 촬영 당시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빌려서 같이 지냈다”며 “그것이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다.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됐다”고 얘기했다.

‘미나리’의 한국 할머니 순자와 실제 자신의 삶이 얼마나 비슷하냐는 질문에는 “사실 저는 (영화에서와 달리) 손자와 살고 있지 않다. 이것이 영화와의 차이점”이라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미 아카데미상 시상식 레드카펫 밟는 윤여정과 한예리. 로이터연합뉴스

윤여정과 한예리뿐만 아니라 ‘미나리’를 쓰고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도 입장했다. 한인 2세인 정 감독과 스티븐 연은 사돈 집안 사이다. 정 감독 부친의 조카 딸이 스티븐 연의 아내 조아나 박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자신의 어머니가 배우 일을 항상 응원했다면서 “엄마 사랑해요”라고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미나리’에서 막내 꼬마 아들 역할을 연기한 앨런 김과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도 함께 손을 잡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올해 오스카 레드카펫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전과는 달리 간소하게 진행됐다. 마스크를 쓰고 도착한 참석자들은 레드카펫에 올라 사진 촬영에 응하면서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 2002년 이래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은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메인 무대가 유니언 스테이션으로 바뀌었는데, 초대 인원은 170여명으로 제한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