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역(易)을 말하면 때 지난 옛것으로 치부할지 모르나 이는 우리 고유한 정신문화의 본 모습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할 것이다. ‘하도(河圖)’의 ‘수리(數理)’에 의하면 천체우주 만상이 존재하는 과정은 1에서 9까지 이루는 과정을 거쳐 10에서 완성이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의 행로는 수많은 고난의 역정을 거쳐야 10(十)에서 완성이 된다 하는 이것은 천지자연의 순환질서요 법칙으로서 10이라는 수는 숫자의 끝이요 그다음에 오는 수는 1로부터 새로운 시작이 되므로 이것이 쉼 없이 전개되는 것은 태극의 순환법칙이요 하늘의 도라 하였다.
이 태극을 상형화한 도문이 한문 글자인 아(亞)자 모양으로서 그 속에는 십자가 있다는 뜻에서 십자(十) 논리가 형성되었다. 그 십자(태극)의 진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고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그 뜻을 글자풀이로 하여 아(亞)자 속에(裏:속리) 이르기 위해서는 고개와 고개를 (嶺:고개 령) 넘어야 한다는 이 세 글자를 합하여 아리령(亞裏嶺)이라 했다.
이같이 광대무변한 태극 사상을 적용하여 대중에 파급시킨 것은 조선 중기 남사고의 ‘격암유록’이 처음이었다. 그가 전한 형식을 보면 아 자를 파자하여 궁(弓)자 둘이 서로 등을 맞대면 아 자가 된다는 의미에서 가사체로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우리가 어릴 때 할아버지 품에 안겨서 “짝짜꿍(弓), 짝작궁(弓)”을 부르게 하였다.
그 뜻은 곧 하늘이 내린 인간의 도리(道理)라 하여 “도리, 도리” 하며 고갯짓을 시켜왔고, 성년이 되어서는 아 자 속의 십자의 진리를 떠나서는 십리(十裏:십자의 속)도 못가고 발병(發病:병이 남)이 난다는 은유적인 가사로 구비전승되어온 이것이 아리랑이었던 것이다.
하도가 중국에서 건너온 낯선 학문이었으나 우리의 생활 풍토에서 여과의 세월을 거쳐 아리령의 고개를 넘어 아리랑으로 승화되었다.
국중성(아리랑연구가) 5774ch@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