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 봄에 만나는 하얀 ‘설국 열차’

입력 2021-04-26 08:37 수정 2021-04-26 08:39

이팝나무가 꽃을 피울 때면 전북 전주를 찾는 발걸음이 많아진다. 도심의 하얀 꽃 터널 속으로 빨간·파란색으로 치장된 열차가 느릿느릿 지나가며 빚어내는 동화 같은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전주 팔복동을 지나는 북전주선 철로가 포인트다. 북전주역에서 제지회사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기찻길이어서 ‘전주페이퍼선’ 또는 ‘전용선’으로도 불리는 기찻길 옆에 1990년대 조경수로 심어진 이팝나무가 하얀 꽃을 피운다. 꽃 터널 속으로 가는 기차는 겨울 아닌 계절에 보는 ‘설국 열차’를 연상케 한다.

바로 옆엔 옛 공장이 변신한 ‘팔복예술공장’도 있다. 1979년 카세트테이프를 만드는 공장으로 문을 연 ‘쏘렉스’가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로비 오른쪽에 공장의 특징을 살려 1970~80년대 정서를 반영한 카페 ‘써니’가 있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