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검정 드레스 입고 오스카 레드카펫 밟은 윤여정

입력 2021-04-26 07:46 수정 2021-04-26 10:18
연합뉴스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날이 드디어 밝았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서부 시간 기준 오후 5시,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로스앤젤레스(LA)의 유서 깊은 기차역인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제93회 시상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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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상식에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가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현지 매체들은 74세의 배우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나리의 주역들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윤여정과 한예리는 검은 드레스와 빨간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미나리’에서 막내 꼬마 아들 역할을 연기한 앨런 김과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도 함께 손을 잡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앨런 김은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는 특유의 귀여운 포즈를 취했고, 크리스티나 오는 고름이 달린 퓨전 스타일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오스카 레드카펫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전과는 달리 간소하게 진행됐다. 마스크를 쓰고 도착한 참석자들은 레드카펫에 올라 사진 촬영에 응하면서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 드레스와 마스크를 매치시킨 여배우도 눈에 띄었다.

오스카 시상식은 2002년 이래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메인 무대가 유니언 스테이션으로 바뀌었다. 평상시와 같았으면 돌비극장에는 대략 후보자와 관객 등 3000명이 모여 시상식을 빛냈으나 올해 시상식장인 유니언 스테이션에 초대받은 사람은 170여명으로 제한됐다.

윤여정은 이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된다면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된다.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공개 이후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100여개가 넘는 상을 받았고 이 중 30여개를 윤여정이 받으면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윤여정은 최근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주변의 기대에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올림픽에 출전해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대표해서 경쟁하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심적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상 여부를 떠나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이어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카데미는 올해 시상식 홍보 영상에 윤여정을 등장시켰고, 이날 공식 트위터에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봉 감독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올해는 “누가 오스카상을 가져갈까요. 오늘 밤 채널 고정”이라고 전했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외에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은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이후 압도적인 수상 기록을 이어 온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