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던 류현진, 스스로 마운드 내려왔다

입력 2021-04-26 04:33 수정 2021-04-26 10:07

시즌 2승에 도전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한국시간으로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이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마누엘 마르고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그는 큰 고통을 호소하진 않았지만 얼굴을 찡그리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해 류현진과 대화를 했고 류현진은 마운드를 팀 메이사에게 넘겼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활용해 스트라이크존 상하를 활용하는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탬파베이 타자들의 배트 위로 공이 지나가는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류현진은 공 12개로 1회를 막았다.

첫 타자 얀디 디아스를 시속 143㎞ 직구로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 기분 좋게 출발한 류현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빛낸 젊은 거포 란디 아로사레나에게 시속 146㎞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오스틴 메도스는 류현진의 시속 134㎞ 커터를 건드려 평범한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류현진은 2회 첫 타자 마이크 브로소에게 3루수 강습 내야 안타를 맞았다. 공은 산티아고 에스피날 정면으로 날아갔지만, 타구가 강해 에스피날이 한 번에 잡지 못했다.

류현진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브랜던 로를 시속 135㎞ 커터로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마르고트도 시속 123㎞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로 막아냈다.

류현진은 조이 웬들에게 시속 124㎞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택해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2회를 끝냈다. 3회 1사 후 류현진은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디야스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시속 136㎞ 커터로 루킹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접전 끝에 아로사레나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메도스에게 시속 145㎞ 직구 승부를 걸어,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이닝을 늘렸다.

류현진은 4회 아웃 카운트 2개를 쉽게 잡은 뒤 마르고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류현진의 표정이 굳었고, 결국 자진 강판했다. 류현진은 0-0 동점 상황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해 승패 없이 등판을 마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60으로 낮췄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