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철회하라” 목회자들 日 대사관앞에서 기도회

입력 2021-04-25 18:04 수정 2021-04-25 18:09
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임원과 총회 생태정의위원회 목회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촉구 기도회를 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하며 목회자들이 거리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거리 기도회를 반기지 않던 목회자들이었는데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이었던 스스로 모습까지 회개하면서 하나님 창조세계를 위협하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저지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촉구 기도회’를 개최했다. 일본의 전쟁범죄 사죄를 요구하며 수십년째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바로 옆에서 기도회가 시작됐다. 총회 생태정의위원회 위원인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의 인도로 참석자들은 찬송가 478장 ‘참 아름다워라’ 2절을 불렀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아침 해와 저녁 놀 밤 하늘 빛난 별/ 망망한 바다와 늘 푸른 봉우리/ 다 주 하나님 영광을 잘 드러내도다’ 찬송이 울려 퍼졌다.

총회 사회봉사부장인 임한섭 순천 복음사랑교회 목사가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조론을 담은 창세기 1장과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는 마태복음 22장 말씀을 바탕으로 ‘오염수 해양 방류는 죄입니다’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는 피조세계를 지키고 가꾸라는 하나님의 문화명령에 소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개인 구원을 통한 교회 성장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피조세계를 잘 지키지 못했고, 그 결과 코로나19처럼 피조세계인 자연이 인간을 공격해오는 것을 막지 못해 인류 전체가 큰 고통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이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비추면 일본 정부는 세 가지 큰 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무서운 죄악, 일본 자신의 탐욕 때문에 주변 나라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죄악, 약자를 더 힘들게 만드는 죄악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 생태정의위원인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이 지난 16일 예장통합 신정호 총회장 명의로 발표된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대독했다.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정보 공개와 공생의 길 전환 촉구, 해양 생태계의 방사능 오염수 위협으로부터의 보존, 지구생명공동체를 파괴하는 일본의 방류 결정 철회 등을 주제로 침묵 기도를 이어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